할 수 있다, 할 수 있으므로 한다. 이건 언제나 맞는 말일까?
중학교 때 선망의 대상은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었다. 반에서는 잘하는 축이었지만 전교로만 보더라도 훨씬 잘하는 아이들이 많았으니까. 고등학교 때 성적이 오르면서 공부를 잘하는 게 보는 것처럼 힘들지 않다는 걸 알았다.
대학교에 들어가니 정원 50명에 1등부터 꼴등까지 고등학교 때 공부는 다 잘했는데 그 중에서도 음주가무를 즐기며 잘 노는 아이들이 있었다. 공부에는 별 미련이 남지 않았다. 재미나게 지낼 수 있을까. 따라해봤다. 재미있네, 이 정도. 따라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다. 선망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부러움.
졸업을 하고나니 이제는 돈이었다. 마음은 필요한 것 이상의 돈을 필요로 했다. 듣고 접하는 정보에는 상상하던 정도의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있었다. 원하지만 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나는 그 사람들과 나이도, 시대도, 환경도 달랐다.
친구가 미샤를 만드는 에이블씨앤씨 주식을 샀다고 했다. 다른 친구의 추천이었단다. 나는 모르는 내 친구의 친구는 나랑 동갑인데 은퇴한다고 했다. 주식에서 은퇴를 하는 건지, 어떤 은퇴인지 의미는 알 수 없었다.
"은퇴하기엔 너무 빠르지 않나? 우리랑 동갑이면 벌어봤자 10억, 20억인데 은퇴하기에는 조금."
역시 마음은 필요한 것보다 많은 걸 필요로 했다. 내 질문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X억이래."
놀랐다가 점점 더 놀라게 됐다. 서프라이즈보다는 감탄에 가까운 감정.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가능하다고 머리를 굴리면서도 사실은 불가능하다고 느꼈던 금액. 모델이 건너건너에 있었다. 사실은 조금 더 멀지만.
전교 1등과 바람둥이와 억만장자. 30년 뒤에는 뭘 바라고 있을까.
최근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