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 서영은 Review

치타라는 여인과 함께 한 순례자의 길.
순례길 동안 자신은 흥부, 모짜르트, 손오공이며 치타는 놀부, 살리에르, 베지터였다.

도대체 이 둘은 언제 화해할까 싶은 마음에 읽어갔는데
마지막에 가서 화해를 하니 다행이지만
선민의식이랄지, 이분은 위에서 상대를 내려다본다는 느낌이 든다.
읽고있으면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는 것에는 작가가 개신교라는 영향도 있어보인다.

글을 읽으면 대부분 작가에게 감정이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을 읽다보니 자꾸만 치타에게 감정이입이 된다.

굳이 읽어볼 필요는 없는 C.




옆집 아저씨 Life

출근길에 주인집 아저씨가 수염이 거칠하게 난 휑한 모습으로 천원만 빌려달라고 했다. 며칠 전이었다.

어제 전화를 받았다. 아저씨는 술병으로 병원에 입원하셨단다.
돈을 갚아야하는데 못 줘서 어떻게 하냐고 하셨다.

외로워서 술을 마신다고 했다. 그날은 술마실 돈 천원이 없었다고 했다.

전화를 받고 슈퍼에 가서 술을 사왔다.
기분으로는 양주나 소주를 마셔야할 것 같았는데 양주는 비싸고 소주는 쓰니까 맥주로 사왔다.
빈 속에 500 한병을 마시니 얼굴이 빨개지고 잠이 오고 외로워졌다.

몇달전 집들이할 때 술이 많이 남아서 주인아저씨께 갖다드릴까 했던 생각이 났다.
떡도 아니고 술이라 어쩔까 했는데 안 드리길 잘했다.
냉장고에 두달인가 자리잡고있던 그 술은 외롭지 않은 친구들이 와서 마셨다.

저녁엔 스터디 시간까지 술이 안 깨면 어쩌나 걱정을 했더니 깨기는 또 금새 깼다.
남은 2병은 언제쯤 먹게될까.
  

그이 Life

처음 만났을 때와 헤어지고나서 생각나는 그이는 정말 아름답고 어진 사람인데 나랑 사랑하던 삐지고 상처받고 힘들어하던 찌질한 그이는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다. 

그이를 만나던 때에 지금처럼 다이어트 환자를 많이 봤었더라면 여자 몸무게가 나랑 비슷하다고, 살 좀 뺐으면 좋겠다는 어쩌고 저쩌고 하는 생각은 안했을 것이다. 헤어질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던 것이겠지만 헤어지고나면 그런 이유 따위는 잊어버리게 되기도 한다. 조금 더 빨리 잊었더라면 이쁘게 웃을 줄 아는 고운 얼굴과 마음씨를 더 많이 배웠을 것이다.
  
 
 


5.투자는 심리게임이다 - 앙드레 코스톨라니 Review

공부를 조금 하고 주식을 해야할 것 같아 다시 편 책.

재미있는 일화처럼 소개된 것들이 있었는데 재미가 없었다.
책을 읽을 때 줄을 그어놓으면 좋겠다.
통채로 다시 읽기에는 아쉬운 느낌이 든다.

C+.
 


방학 숙제를 안한 아이는 개학이 다가올수록 불안하다

지금 내 심정.

오늘 받은 메일.

어리석은 사람의 눈에 보이는 지혜로움이라는 것은 어리석음의 극치이다. 어리석은 사람의 눈에는 최고로 어리석은 사람이 바로 지혜로운 사람이다. 욕심 많은 사람의 눈에는 욕심으로 성공한 사람만이 우상이 된다. 물질의 풍요를 추구하는 사람의 눈에는 돈 많은 사람이 우상이 된다.


전교 1등과 바람둥이와 억만장자 Life

할 수 있다, 할 수 있으므로 한다. 이건 언제나 맞는 말일까?
 
중학교 때 선망의 대상은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었다. 반에서는 잘하는 축이었지만 전교로만 보더라도 훨씬 잘하는 아이들이 많았으니까. 고등학교 때 성적이 오르면서 공부를 잘하는 게 보는 것처럼 힘들지 않다는 걸 알았다. 

대학교에 들어가니 정원 50명에 1등부터 꼴등까지 고등학교 때 공부는 다 잘했는데 그 중에서도 음주가무를 즐기며 잘 노는 아이들이 있었다. 공부에는 별 미련이 남지 않았다. 재미나게 지낼 수 있을까. 따라해봤다. 재미있네, 이 정도. 따라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다. 선망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부러움.

졸업을 하고나니 이제는 돈이었다. 마음은 필요한 것 이상의 돈을 필요로 했다. 듣고 접하는 정보에는 상상하던 정도의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있었다. 원하지만 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나는 그 사람들과 나이도, 시대도, 환경도 달랐다.

친구가 미샤를 만드는 에이블씨앤씨 주식을 샀다고 했다. 다른 친구의 추천이었단다. 나는 모르는 내 친구의 친구는 나랑 동갑인데 은퇴한다고 했다. 주식에서 은퇴를 하는 건지, 어떤 은퇴인지 의미는 알 수 없었다.

"은퇴하기엔 너무 빠르지 않나? 우리랑 동갑이면 벌어봤자 10억, 20억인데 은퇴하기에는 조금."

역시 마음은 필요한 것보다 많은 걸 필요로 했다. 내 질문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X억이래."

놀랐다가 점점 더 놀라게 됐다. 서프라이즈보다는 감탄에 가까운 감정.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가능하다고 머리를 굴리면서도 사실은 불가능하다고 느꼈던 금액. 모델이 건너건너에 있었다. 사실은 조금 더 멀지만.  

전교 1등과 바람둥이와 억만장자. 30년 뒤에는 뭘 바라고 있을까. 

2011년 내 이글루 결산 Life

4월부터 9월까지는 일한다고 바빴다.
 

2011 내 이글루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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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의 글을 문고판 시리즈로 낸다면 1권까지 낼 수 있겠네요. 아라님은 올 한해 이글루스에서 26,288번째로 게시물을 가장 많이 작성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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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이성적 낙관주의자 - 매트 리들리 Review

<닥치고 정치>를 읽고나선 삼성물산 주식을 사도 되겠다는 생각,
<이성적 낙관주의자>를 읽고나선 주식을 사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불안한 마음에 한줄기 마약같은 책.

옮긴이의 말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비관할 만한 근거만 모아놓는다면 똑같은 타당성을 지닌 이성적 비관주의자가 나올 그런 역사가 인류의 역사인 것은 아닐까?"

같은 두께의 책이라도 비관론보다는 낙관론이 읽을 맛이 나겠지.
시간은 많고 할 일은 없는 방학 때 읽어보기 좋은 두꺼운 책. 평점은 B.


로또에 걸리면 Life

한 명이 로또 1등 5개를 타간 것으로 추정되는 기사를 봤다. 부러운 마음에 친구랑 이야기를 하다가 1등에 걸리면 뭐할 거냐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그냥 마음 편히 한의원 하고 싶어. 아침 10시에 열고 5시쯤 닫고. 환자 없으면 4시부터 퇴근 준비하고. 돈이 그정도 있으면 화내는 사람, 징징거리는 사람, 그런 환자분들한테도 너그러워질 수 있을 것 같아."
 
"로또 1등 정말 제대로 못 쓰네. 그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거잖아. 로또 1등은 진짜 나같은 사람이 걸려야되는 건데. 나는 펜션 사서 금토일에만 하고 평일에는 놀고 여행 다니고. 친구들이랑 파티하고. 인생은 즐겁게 살아야되는 거야."

이런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 친구의 말을 듣다보니 이녀석은 정말 놀고먹으려는 심산이구나, 로또 1등은 내가 걸려야되겠는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마 친구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을 거다. 돈으로 딱히 뭘 할 것도 아니면서 걸릴 필요가 있나. 네 녀석은 마음공부나 더 해라, 로또 1등은 자기 거라는 생각.

사람은 자신에게는 왜 그렇게 관대한지. 그리고 걸리지도 않은 로또 1등을 양보하기는 왜 그렇게 어려운지.  


공감의 범위 Life

지하철에서 아저씨 한분이 신문을 오려서 뚫어지게 보고있었다. 오늘의 영어 한마디, 이런 코너였는데 나이도 있으신 분이 열심이었다. 그분이 신문 조각을 주머니에 집어넣더니 다른 주머니에서 한약을 꺼내 드셨다. 

'보시기에 좋았더라.'

한의사가 보기에 참 뿌듯한 모습이었다. 출근길, 행복한 하루를 시작하는 건강한 한약!

한약도 공부하는 것처럼 열심히 드시더니 빈 팩을 지하철 바닥에 내려두는 게 아닌가. 당당하게.

단물 쏙 빠진 그 아이를 내려두고 바람처럼 사라진 아저씨. 보기엔 참으로 좋았던 그 모습은 어디로 가고 빈 한약팩만 마음에 남았다. 정성스레 키운 딸, 남편에게 사랑받고 오손도손 행복하기만 바랬는데 그것조차 과분한 욕심이었을까.

그게 우유팩이나 과자봉지였다면 기분이 달랐을 것을.


PS. 그 아이는 주워서 우리 한의원 휴지통에 고이 묻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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