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걷기 Life

100919 제주 올레길 첫째날 - 6코스

이렇게 오랫동안 걷는 게 얼마만인지.
폭포에서 튀기는 물방울을 맞으며 사진찍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제일 좋은 건 오후 4시, 지칠대로 지쳐 공원 벤치에 누워잔 낮잠이다.
내 옆사람은 코를 골고 나는 그 소리에 잠을 깼다.

100920 제주 올레길 둘째날 - 7코스

느림의 미학 좋다. 
하지만 좋은 것도 한두시간이지, 이틀째가 되니 지친다.
종착점에서 스탬프를 찍고 이제는 쉬고 싶은데 근처 숙소에는 자리가 없다.
건너편 길을 지나가는 게스트 하우스 봉고를 멍하니 보고 있으니 아저씨가 차를 세워준다.
걷고 쉬고 좋아한다.
내가 걸으려고 왔던가.
 
100921 제주 올레길 셋째날 - 8코스

세상이 참 좁다.
계곡에서 만난 분은 남산동 주민이고
나무 그늘에서 만난 분은 동의의료원 직원이다.

익숙해진 바닷길 풍경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다.
그렇지만 옆사람이 말해준
왼쪽엔 파도 소리, 오른쪽엔 풀벌레 소리, 새 소리.

100922 제주 올레길 넷째날 - 10코스

아침 10시, 걸은지 한시간반째.
한시간반 전에 출발한 홍마트 앞으로 돌아왔다.
세상에 이럴수도 있구나 싶어 신기했다.
꼬이든 말든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은 의외로 재미있다.
다시 걸어갈 기분은 나지 않아 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고 지나가는 트럭을 잡았다.
내가 걸으려고 왔던가.

100923 제주 여행 마지막날인 닷새째 - 낚시

낚시바늘에서 새우 머리만 뽑아먹는 똑똑한 고기들 덕에 두시간만에 새우 한통이 다 없어졌다.
붕어 아이큐가 3이라는 말, 이제는 믿을 수가 없다.
옆사람이 5마리를 잡는 동안 한마리를 못 잡아도 의외로 괜찮다.
사촌이 땅을 산다고 꼭 배가 아픈 건 아니다. 

생각처럼 많은 준비를 하지 않아도 여행은 즐겁다. 
목적지 정하는 데 1시간, 비행기표 예약에 15분, 짐챙기는 데 40분,
나머지 걱정은 접어두고 은행에서 20만원 뽑아 공항으로 출발하는 데 5분.


이글루스 가든 - 매일 매일 한 편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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