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이사를 했더니 구석에 있던 아이들이 많이 나왔다. 보내지 못한 편지, 서랍에 남아있던 일본 여행 기념품, 국시 선물로 받은 곰돌이 인형, 동의대학교 07년도 졸업 앨범 등등.
지금 생각하면 왜 샀나 싶은 대학교 졸업앨범. 앨범을 받고 친구들이랑 아무 페이지나 펴서 누가 제일 이쁜가 찍는 놀이를 했었다. 제 눈에 안경이란 말이 맞는게 스무명도 안 되는 사람 중에 똑같은 얼굴을 고르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리고 상대방의 결정을 존중하는 경우도 별로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 사람은 좀 아니다. 니 눈에 문제 있는 거 아니가."
"니 눈이 이상한 거임. 어디 눈이 발바닥에 달렸나."
"똑같은 놈들끼리 잘한다. 딱 보니까 내가 고른 애가 제일 낫네."
공대, 자연대, 음대를 지나 (한의대는 그냥 패스~) 앨범이 끝나갈 무렵까지도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던 중 미대 페이지에서 모든 손가락이 한곳을 가리키고 일순간 침묵, 그리고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이, 이쁘긴 하지만 포토샵일 거야. 이렇게 이쁜 애가 우리학교에 있었을리 없지."
"맞제? 증명사진은 믿을 게 못된다. 단체사진을 봐야지."
증명사진, 단체사진, 야외 개인사진, 어느 것 하나 흠 잡을 것이 없었다. 사진에서 빛이 나다니. 왜 우리는 음대랑은 미팅까지 해놓고 미대랑은 아무 일이 없었나, 스스로를 원망하기도 하고 캠퍼스가 떨어져있다는 사실을 원망하기도 했다.
(궁금하신 분은 다음에서 얼짱 백승혜나 밀가루 공주 백승혜 치면 이미지에 나옵니다. 송호범 아내 백승혜 아님.)
앨범을 보니 그렇게 놀던 옛날 생각이 나서 다시 한번 미대 페이지를 펴봤다. 사진은 변하지 않았는데 마음까지 환해지던 그때 느낌이 아닌 거다. 갑자기 슬퍼졌다. 이십년을 살던 집을 떠나 낯선 곳에 온 것도, 옛 친구가 준 선물이 어느 한구석에서 튀어나온 것도, 보일러가 안 돌아가 발바닥이 시린 것도, 아름답던 이가 더 이상 아름답지 않은 것도 전부.
이글루스 가든 - 매일 매일 한 편의 글쓰기.
지금 생각하면 왜 샀나 싶은 대학교 졸업앨범. 앨범을 받고 친구들이랑 아무 페이지나 펴서 누가 제일 이쁜가 찍는 놀이를 했었다. 제 눈에 안경이란 말이 맞는게 스무명도 안 되는 사람 중에 똑같은 얼굴을 고르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리고 상대방의 결정을 존중하는 경우도 별로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 사람은 좀 아니다. 니 눈에 문제 있는 거 아니가."
"니 눈이 이상한 거임. 어디 눈이 발바닥에 달렸나."
"똑같은 놈들끼리 잘한다. 딱 보니까 내가 고른 애가 제일 낫네."
공대, 자연대, 음대를 지나 (한의대는 그냥 패스~) 앨범이 끝나갈 무렵까지도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던 중 미대 페이지에서 모든 손가락이 한곳을 가리키고 일순간 침묵, 그리고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이, 이쁘긴 하지만 포토샵일 거야. 이렇게 이쁜 애가 우리학교에 있었을리 없지."
"맞제? 증명사진은 믿을 게 못된다. 단체사진을 봐야지."
증명사진, 단체사진, 야외 개인사진, 어느 것 하나 흠 잡을 것이 없었다. 사진에서 빛이 나다니. 왜 우리는 음대랑은 미팅까지 해놓고 미대랑은 아무 일이 없었나, 스스로를 원망하기도 하고 캠퍼스가 떨어져있다는 사실을 원망하기도 했다.
(궁금하신 분은 다음에서 얼짱 백승혜나 밀가루 공주 백승혜 치면 이미지에 나옵니다. 송호범 아내 백승혜 아님.)
앨범을 보니 그렇게 놀던 옛날 생각이 나서 다시 한번 미대 페이지를 펴봤다. 사진은 변하지 않았는데 마음까지 환해지던 그때 느낌이 아닌 거다. 갑자기 슬퍼졌다. 이십년을 살던 집을 떠나 낯선 곳에 온 것도, 옛 친구가 준 선물이 어느 한구석에서 튀어나온 것도, 보일러가 안 돌아가 발바닥이 시린 것도, 아름답던 이가 더 이상 아름답지 않은 것도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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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선배들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저한테는 제이님도 초미인이예요.(마음이^^)
좋은 하루 되세요, 야호~>_<
저는 외모보다 마음씨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 쿨럭쿨럭.
(거짓말을 했더니 기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