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이 길을 가면 Life

전국 한의사 대회를 마치고 부산으로 가는 길, 문경 어디쯤에서 붉은 신호에 걸려 미등을 밝히고 있는 차 한대를 봅니다. 인생은 국도 위에서 출발신호를 기다리는 저 차처럼 외롭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눈동자를 마주해도, 같은 이불을 덮고 살을 맞대어도 선택에 직면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건 혼자입니다. 

한의사 대회에는 손학규, 유시민씨가 와서 축사를 해주었습니다. 진수희씨도 함께. 이분들은 모두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현직 국회의원이거나 당대표입니다. 

손학규씨에게서는 의외의 리더쉽을 느꼈습니다. 의외라는 표현은 철새라는 이미지와 특색없는 그저 그런 정치인 중의 하나라는 내 얕은 지식과 고정관념 때문입니다. 정치인이라는 집단은 당리당략에 휩쓸리며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고집불통에 제 욕심채우기 바쁜 망나니로만 보이는데 개인으로 마주할 때는 전혀 다른 훌륭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OOO 한의사협회장님께서 과장 직책으로 들어와 밤새워 일하신 덕분입니다. 큰 박수를 보냅니다." 함께 한 동료를 기억하고 배려할 줄 압니다. 환하게 웃습니다. 

정치인들이 행사장을 찾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3분 정도의 축사를 들었을 뿐인데 포용력과 리더쉽이 있는 사람으로 이미지가 바뀌었습니다. 적어도 그 정도 능력은 되는 분이겠죠. 그게 아니라면 우리나라가 너무 안쓰러우니까요. 

유시민씨는 손학규씨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고정관념과 잘 어울립니다. 자연스레 웃지만 당당하고 꼿꼿합니다. 이렇게 한마디 하셨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한의사협회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대회가 아니라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비전을 선포하는 대회라 더 의미가 깊습니다." 약간의 거부감과 연민이 동시에 생깁니다. 적이 많아보입니다. 적이라도 유시민씨를 인정해줄 것 같아 다행이지만 선거에서 어떻게 작용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진수희씨는 포스가 조금 떨어집니다. 지명도가 떨어지기 때문인지 다른 의미에서 제 편견의 희생자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서포터가 되겠습니다." 한의학 육성법을 담당했던 국회위원의 저 달콤한 말을 고마워하며 우리는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렇지만 달콤한 말은 쉽게 질리기 마련이죠.

세분의 축사를 들었습니다. 짧은 축사에서도 많은 것들이 드러납니다.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의 순간에, 외로움에 맞닥뜨렸을 때, 죽음에 직면한 마지막에 결국 혼자라면 어떻게 살아야할까요. 좋은 게 좋은 걸까요. 옳은 게 옳은 걸까요. 이 세분은 그런 순간에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합니다.          

축하공연에는 최효종씨도 왔습니다. 애정남은 명확한 답을 내려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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